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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Ⅴ. 보편적 친교[89-92항]
    생명에 대한 외경/찬미받으소서 2024. 6. 14. 23:59

    Ⅴ. 보편적 친교

    89. 이 세상의 피조물들에 주인이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생명을 사랑하시는 주님, 모든 것이 당신의 것입니다”(지혜 11,26). 이것이 한 분이신 아버지께서 창조하신 우주의 일부로서 우리는 모두 서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고, 일종의 보편 가정, 거룩하고 사랑이 넘치며 겸손한 존중으로 우리를 채우는 숭고한 친교를 함께 이룬다는 확신의 근거입니다. 여기에서 저는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육신을 통하여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긴밀하게 결합시켜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토양의 사막화를 마치 우리 몸이 병든 것처럼 느끼고 동식물의 멸종을 우리 몸이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고통스럽게 느낍니다.”67

    90. 이는 모든 생명체를 동일한 수준에 두는 것도, 엄청난 책임이 따르는 인간 고유의 가치를 빼앗는 것도 의미하지 않습니다. 또한 지구와 협력하고 지구의 취약함을 돌보는 소명을 빼앗는 지구의 신격화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생각은 결국 새로운 치우친 생각을 낳아 우리에게 당면한 현실에서 도피하도록 이끌게 됩니다.68 때때로 인간의 그 어떤 뛰어남도 부인하려는 강박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모든 인간이 동등하게 누리는 존엄을 수호하는 것보다 다른 생물종들을 보호하는 것에 더욱 열정을 쏟습니다. 분명히 우리는 다른 생명체들을 무책임하게 다루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들 가운데 존재하는 엄청난 불평등에 분개해야 합니다. 우리가 여전히 어떤 이들이 자신을 다른 이들보다 더 존귀하다고 여기는 것을 묵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다음과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비참한 곤경에 빠져 거기에서 헤어 나올 방법이 없는 반면에, 또 다른 이들은 자기의 재산을 주체할 수 없어 하며, 허영에 빠져 잘난 척합니다. 그리고 만약 이런 일이 모든 곳에서 일어난다면 지구를 파괴하는 엄청난 쓰레기를 만들어 냅니다. 실제로 어떤 이들이 자신을 마치 더 많은 권리를 지니고 태어나 다른 이들보다 더 우월한 존재로 여기는 것이 여전히 묵인되고 있는 것입니다. 

    91. 인간에 대한 온유, 연민, 배려의 마음이 없다면 자연의 다른 피조물과도 깊은 친교를 올바로 느낄 수 없습니다. 인신매매에 완전히 무관심하며, 가난한 이들을 배려하지 않고, 맘에 들지 않는 이들을 해치려는 마음을 지니면서, 멸종 위기에 놓여 있는 생물종들의 매매와 맞서 싸우는 것은 분명히 모순입니다. 이는 환경 보호의 의미를 훼손시키는 일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피조물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래에서 다음과 같이 덧붙인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저의 주님, 찬미받으소서. 주님을 향한 사랑으로 용서하는 이들로 찬미받으소서.”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 보호는 인간에 대한 참된 사랑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92. 또한 보편적 친교에 마음을 열면, 이러한 형제애에서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제외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세상의 다른 피조물들에 대한 무관심이나 잔혹함은 언제나 어느 모로든 다른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의 마음은 하나여서 동물을 학대하도록 이끄는 비열함은 곧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나타나게 됩니다. 그 어떤 피조물에 대한 것이든 모든 학대는 “인간의 존엄성에 어긋나는 것”69입니다. 만약 우리가 현실의 그 어떤 측면이라도 소홀히 한다면, 우리가 큰 사랑을 한다고 여길 수 없습니다. “평화와 정의 그리고 피조물 보호는 서로 철저하게 연결된 주제입니다. 이를 분리하여 개별 주제로 다루면 결국 환원주의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70 모든 것은 서로 관련됩니다. 모든 인간은 하느님 사랑으로 서로 엮여서 형제자매로 일치되어 멋진 순례를 하고 있습니다. 이 사랑은 모든 피조물을 위한 것으로, 우리를 형제인 태양, 자매인 달, 형제인 강, 어머니인 대지와 온유한 애정으로 하나가 되게 해 줍니다.

    [내용출처 - https://www.cbck.or.kr/Notice/20210427?gb=K1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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