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너희에게 진실을 말하는데, 내가 떠나는 것이 너희에게 이롭다.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그러나 내가 가면 그분을 너희에게 보내겠다.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16,7
엄마에게서 처음 떨어져 어린이집에 가야 하는 아이처럼 나는 차마 그분의 손을 놓지 못합니다. 내가 떠나는 것이 이롭다고 말씀하시지만 지금 나는 세상의 전부이신 분이, 죽음을 통하여 한번 잃었다 이렇게 만났는데, 그분께서 떠나신다고 하시네요. 예수님의 말씀을 거짓이 없으셨기에 그 말씀을 믿지만, 나는 선 듯 손을 놓지 못합니다. 이런 나에게 예수님은 달래듯 말씀하시네요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라고...
이런 우여곡절 끝에 나에게 오신 성령님. 늘 함께 계시지만 당신의 현존을 느끼지 못할 때, 저는 쉽게 지치고 절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를 의식하지 않으면 느끼지 못하듯 당신을 느끼지 못할 때가 있는 듯합니다. 내가 느끼지 못해도 당신은 나와 함께 계신 분이시니, 당신께 희망을 두고 조금 더 힘차게 이 날들을 살아 보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노을과 밤을 우리에게 주신 이유가 있으시듯, 지금의 이 일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