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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매일묵상 2025. 6. 15. 20:47
아버지께서 가지고 계신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성령께서 나에게서 받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라고 내가 말하였다.”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 16,15
삼위일체라고 하면,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조개껍질로 바닷물을 퍼 옮기는 아이가, '나는 바닷물을 저 웅덩이로 다 옮길 수 있지만, 당신은 삼위일체를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한 후에 사라졌다는... 이 이야기를 읽은 이후로는 삼위일체를 이해(?)하려는 생각은 접었습니다. 당신이 보여주시는 만큼 알면 되는 것. 지금 내 옆에 당신께서 계시다는 것을 알면 그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함께 계심'에 대해서 묵상 합니다. 나와 아무리 가까운 이도, 24시간 나와 같은 시공간에 있을 수 없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하더라도 나에게만 관심을 둘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가능하시지요.
이제는 스스로를 바라 봅니다. 나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계신 분 옆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있는지. 집에 들어온 아내를 돌아보지도 않고 '왔어?' 한마디 날리며 게임에 집중하는 남편이 떠올랐습니다. 식사를 차려준 어머니는 쳐도 보지 않고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밥을 깨작이는 아들이 떠올랐습니다. 남편이 야근을 마치고 돌아온 줄 모르고 예능을 보며 깔깔거리고 있는 아내가 떠올랐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언제 끝나나 시계만 바라보고 있는 학생이 떠올랐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떠오른 것을 보면 단 한순간 만이라도 그분 곁에 머무는 것이 쉽지 않은 듯합니다. 하기사 당신과 함께 하겠다고 찾아간 미사를 드리면서 조차 분심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우리들은 참 미약한 존재가 아닌가 싶습니다.당신이 저를 바라 보시듯 저는 당신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하는 시간에 맛 들이고, 그 즐거움에 당신과 기쁘게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자세히 봐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그것은 모든 관계에서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일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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